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성명, 2020년 5월 31일, www.thecommunists.net
1. 전례 없는 사태발전이 미국과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경찰에 의한 조지 플로이드의 잔혹한 살해로 모든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항쟁의 불길이 치솟고 있다. 지난 5일을 거치면서 이 시위·항쟁은 민중봉기로 전화되었다. 사람들은 “정의 없이는 평화도 없다!”를 연호하고 있다. “적은 푸른색이다! (The Enemy is Blue!)”와 같은 경찰을 향한 대중적인 구호가 외쳐지고 있다. 많은 시위자들은 경찰과 대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겁을 상실한 것이 아니라, 평화주의적 환상을 떨쳐버리고 있는 것이다. 시위자들은 경찰차를 불태우고, 나아가 미니애폴리스 경찰서에 불을 질렀다. 이에 더해 1929년 이후 최악의 경제공황으로 인한 대량궁핍과 집단분노가 일련의 약탈을 불러일으켰다.
2. 흑인들만이 아니라 많은 백인 청년을 포함한 모든 색깔의 사람들이 시위하고 있다는 것이 이 봉기의 핵심 특징이다. 이는 인종주의와 경찰 폭력에 대한 항의가 이 봉기의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극적 빈곤(3600만 명이 현재 실업상태)과 초 반동적이고 초 무능력한 트럼프 정부가 의심의 여지없이 현 사태의 결정적인 근본 원인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3. 당국은 극도의 잔혹성으로 대중 시위를 진압하려 한다. 시위자 몇 사람이 이미 살해됐다. 경찰 승합차가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여 기자들까지 총격을 당하거나 체포되었다. 그러나 시위를 막지 못한 모든 주요 도시에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주방위군과 육군헌병대가 몇 시간 안에 개입할 수 있도록 긴급 통고가 내려졌다. 그리고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민중봉기를 깨부수기 위해 연방군을 보내겠다고 위협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의심할 바 없이 공공연한 내전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 모든 사태발전은 코로나19를 틈타 전 세계 지배계급들이 권위주의와 국가 보나파르트주의로의 전환을 감행했다는 RCIT의 테제를 확인시켜 준다. 이러한 정치적 환경에서는 경찰이 ㅡ 그리고 자본주의 국가기구 일반이 ㅡ 인민대중과 나아가 언론까지도 포악하게 공격할 정도로 대담해진다.
4. 한편 이 봉기의 위력으로 억압적 국가기구 내부가 균열되는 모습도 비쳐졌다. 플린트(미시간 주), 캠던(뉴저지 주), 산타크루즈(캘리포니아 주), 캔자스시티(미주리 주), 파고(노스다코타 주), 퍼거슨(미주리 주) 등에서는 경찰이 연대 현수막(“End Police Brutality!”, “Standing in Solidarity”)을 들고 시위에 합류하거나, 무릎을 꿇고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장면들이 펼쳐졌다. 자본주의 경찰을 개혁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갖는 것은 범죄지만, 이러한 개별 행위들은 적의 대열 내에서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다. 혁명가들은 개별 경찰들에게 민중봉기를 겨냥한 명령을 거부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5. 지금 가장 중요한 전술은 민중회의를 조직하고 직장, 지역, 학교, 대학에서 행동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임을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은 재차 밝힌다. 이러한 행동위원회들이 요구안과 행동방침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 지역적·전국적 통합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행동위원회들은 대표자들도 선출해야 한다. 또 지역사회와 민중 단체, 노동조합, DSA (미국민주사회주의자) 등에게 이 운동을 무조건 지지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민중회의는 푸른색 제복의 적에 대항하여 지역사회를 방어하고 경찰을 지역사회로부터 최대한 몰아내기 위해 무장 자위위원회도 구성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운동이 총파업을 조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6. 어제 발표한 RCIT 성명에서 우리는 이미 이 민중봉기의 극적 성격을 언급한 바 있다. 우리는 “급속한 사태발전이 미니애폴리스와 그 밖의 도시들을 이중권력 직전 상황으로 가져갔다”고 썼다. 그러나 지난 30시간 동안의 장대한 사건들이 이 폭발적 위기를 워낙 심대하게 고조시키는 결과를 낳아서 우리는 이제 미국에서 준 혁명적 정세가 열렸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한 단계만 더 고조되더라도, 예를 들어 트럼프가 연방군에 유혈 진압을 명령하면 즉각적으로 혁명적 정세가 열리고 내전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7. 이 사태가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심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는 이미 수천 명의 사람들이 런던, 베를린, 코펜하겐과 그 밖의 많은 도시들에서 연대 행진을 하고 있다는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쇠퇴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가장 강력한 제국주의 국가인 만큼 제국주의 세계질서 중심부에서의 준 혁명적 발전은 필연적으로 뿌리 깊이 글로벌한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향후 몇 날, 몇 주가 더 정확한 분석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이미 말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지난 2~3개월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을 엄폐물 삼은 지배계급의 글로벌 반혁명 ‘충격과 공포’ (shock-and-awe) 공세 이후, 우리는 이미 레바논과 홍콩에서 민중봉기가 재개된 것을 보았다. 그러나 단연코 미국의 현 사태는 글로벌 반혁명 공세를 겨냥한 대중의 가장 유의미한 타격이다. 이러한 사태발전이 놀랍지 않은 이유는, 글로벌 반혁명 공세가 자본주의의 쇠퇴와 국가 간, 계급 간 모순의 가속화로 특징지어지는 역사적인 혁명적 시기 내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 역사적인 혁명기에는 세계정세의 돌발적인 전환이 불가피하며, 반동적인 공격은 미래의 정치적 폭발을 준비하는 것일 따름이다. 우리는 미국의 현 사태가 결코 이러한 사태발전의 마지막 사례가 아니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다.
8. RCIT는 현 반혁명 공세 시작 때부터 실제로 록다운은 팬데믹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지배계급의 예방 반혁명의 일부, 예방적 반민주 공격이라고 강조해 왔다. 팬데믹과 싸우기 위해 인민대중에게는 국가 탄압이 아니라 진지한 보건 프로그램 (보호 장비, 대량검사, 무료 입원, 무료 대량검사, 노동자·민중 통제 하의 공공보건부문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록다운과 집회·시위에 대한 반민주적 금지를 지지한 배반자 록다운 좌파를 비난했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우리의 분석에 대한 강력한 확인이다. 노동자·피억압자가 그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려고 하는 어디서든 그들은 록다운과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깨지 않으면 안 된다. 레바논과 이라크, 홍콩, 미국에서 바로 그랬었다. 자유주의 중간계급과 개량주의 노동관료의 압력에 영합하는 기회주의적인 록다운 좌파보다 투쟁하는 대중이 훨씬 진보적이라는 것이 명백해지고 있다. 지난 2-3개월간의 사태전개가 강력한 교훈이다. 록다운 좌파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엄폐물 삼은 반혁명 공세를 지지한다. 대중의 전투적 부분들은 록다운 체제를 깨고 무시한다! RCIT와 모든 진정한 혁명가들은 투쟁하는 노동자·피억압자의 편에 서서 배반자 록다운 좌파를 규탄한다.
9. 나아가 현 사태는 우리 문서들에서 상세히 설명한 RCIT 슬로건에 대한 강력한 확인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배계급의 억압 및 국가 보나파르트주의로의 극적 전환을 놓고 볼 때, 주 슬로건은 ‘국가비상사태의 민중봉기로의 전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몇 주간 레바논과 홍콩과 지금 미국에서의 사건들은 이 슬로건이 현 시기의 객관적 동역학을 반영하고 있음을 강력하게 확인시켜주는 증거들이다. 끝으로, 미국에서의 (또한 홍콩에서의) 대중시위·항쟁은 민주적 제 권리 문제가 현 계급투쟁의 핵심 측면이라는 RCIT의 테제 또한 확인시켜준다. 당연히 그러한 투쟁들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경제적 문제들과 종종 연결된다.
10. 동지들, 형제자매들! 두 달 전, 우리는 “역사가 지금 일어나고 있다. 지금 행동하라!”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이것이 현 세계정세와 그에 따른 임무에 대한 정확한 성격규정이었다는 데 의심이 있을 수 있는가?! 우리는 혁명가들에게 통일 단결하여 혁명적 세계당 건설을 위한 가장 중요한 임무에 우리와 함께 할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당만이 마침내 국제 사회주의혁명을 조직하고 인류를